지역 이야기

한강 두물머리와 함께하는 다산의 향연

소중한나날들 2012. 9. 17. 17:14

한강 두물머리와 함께하는 다산의 향연

9월 9일까지 실학박물관 특별전 ‘다산, 한강의 삶과 꿈’ 열려

◇ 실학박물관 전경. 9월 9일까지 다산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 오세성 기자


2012년은 다산 정약용 선생의 탄신 250주년이 되는 동시에 다산 정약용 선생이 유네스코 세계기념인물로 선정된 해이다. 이런 의미 있는 해를 맞아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한 실학박물관은 ‘다산, 한강의 삶과 꿈’이라는 주제로 특별전을 열고 있다. 더위가 조금은 한풀 꺾인 지금, 실학의 자취를 돌아보는 것은 어떨까?

◇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바로 닿을 수 있는 실학박물관과 다산유적지. ⓒ 오세성 기자

◇ 실학박물관과 다산유적지 사이의 길. 붉은 말뚝마다 목민심서 5장의 내용이 적혀있다. ⓒ 오세성 기자


실학박물관은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옛 마재마을)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은 숙종시절 다산의 5대조인 정시윤 선생이 자리를 잡고 살기 시작하여, 후에 다산 정약용 선생이 나고 자랐으며, 유배기간동안 끊임없이 그리워했던 장소이기도 하다. 다산은 철마산인, 여유당, 다산초부, 열수, 사암 등 약 12종의 호를 사용했다. 그중 약 4종의 호가 이 지역에서 유래하였는데, 이는 마재마을이 선생의 일생을 느껴볼 수 있는 장소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 가족단위 방문객들이 실학박물관 입구에 전시된 홍이포를 구경하고 있다. ⓒ 오세성 기자



실학박물관을 향하기 위해 다산로 526번 길을 타고가면 좌측으로 철마산을 볼 수 있다. 철마산에는 쇠로 만든 마상이 나와서 그러한 이름이 붙었다는 유래가 있다. 또한 여유당은 도덕경 15장에서 따온 것으로, 매사에 신중하고 경계하며 행동하라는 의미이다. 선생이 겪었던 험난한 정치행로를 느낄 수 있는 별호이다. 더불어 다산의 생가명이 여유당이기도 하다. 마재마을의 다산유적지에서 1986년 복원한 여유당을 구경할 수 있다. 또 다른 별호인 열수는 한강의 옛 이름으로, 북한강과 남한강이 두물머리에서 합쳐지듯, 유학의 전통에 고증학과 서학을 수용하여 실학을 하나의 체계로 종합할 것을 계획하며 지은 별호라고 전해진다. 마지막으로 사암이라는 별호는 정약용선생이 직접 지은 자신의 묘지명에 등장하는 별호로, 실학을 집대성한 자신의 학문을 이어줄 후세를 기다린다는 의미이다. 선생은 마재마을에서 여생을 보내며 자신의 뒤를 이어줄 미래의 실학자를 기다렸던 것이다. 이 외에도 선생이 어릴적 자주 놀았던 쇠내, 선생이 평생 끊을 수 없는 인연으로 남은 서학을 처음으로 전해들은 소천나루 등의 장소들을 전문해설사의 해설과 함께 즐긴다면 선생이 마재마을에서 살았던 18, 19세기의 정취를 느끼기 충분할 것이다.

◇ 다산 특별전에서는 다산의 다양한 저작들을 만나볼 수 있다. ⓒ 오세성 기자

◇ 실학박물관 다산 특별전에서는 국내 최초로 다산의 부정이 느껴지는 하피첩이 한자리에 모였다. ⓒ 오세성 기자


실학박물관 1층에는 다산 정약용 특별전 ‘다산, 한강의 삶과 꿈’이 열리고 있다. 9월 9일까지 열리는 이번 특별전에서는 아버지의 건강을 염려하며 쓴 다산의 부주전답상서, 다산이 그린 매화병제도, 다산이 고향을 그리워하며 쓴 소천 12경, 경세유표, 목민심서, 흠흠신서 등의 문헌들을 전시에서 직접 볼 수 있다. 특히 부인이 시집올 때 입었던 낡은 치마를 잘라, 아들과 딸에게 보낸 훈계인 하피첩이 최초로 한자리에 모이게 되었다.

◇ 실학박물관 2층 상설전시실에는 영조때 만들어진 신법천문도를 조명을 이용해 구현해 놓았다. ⓒ 오세성 기자

◇ 조선의 천구의와 서양의 천구의를 비교하며 조상들이 가졌던 천문학에 대한 열정을 엿볼 수 있다. ⓒ 오세성 기자


실학박물관에서는 다산 정약용만을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2층 상설전시장에서는 서양과의 교류로 조선의 성리학이 변화하며 실학이 형성된 과정부터 교과서에서 많이 들어본 경세치용파, 이용후생파 등의 여러 유파와 학맥의 흐름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실학의 창시자인 서계 박세당과 백호 윤휴, 실학의 정신적 지주인 성호 이익, 율곡과 송시열의 학문을 이어받은 낙학파 홍대용, 문장가로 이름을 높였던 초정 박제가, 유학의 방향을 바꾼 혜강 최한기 등 실학의 여러 인물들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곳은 실학박물관이 유일하다. 또한 17세기에 사용되었던 홍이포, 대동여지도, 천구의, 혼천의 등 선조들의 과학적인 발명품들도 전시되어 있다.

◇ 실학박물관 1층에서는 간단한 퀴즈를 풀고 미래실학자 인증서를 발급 받을 수도 있는 등 아이들을 위하여 다양한 체험학습을 준비해 두었다. ⓒ 오세성 기자


실학박물관은 관람으로 그치지 않는다.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다. 마재마을 답사, 별자리 이야기, 실학 콘서트, 다도 체험, 다산 탄신 경기투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무료, 혹은 저렴한 가격에 제공되고 있다. 더불어 접근이 용이한 것도 장점이다. 덕소역, 도심역, 팔당역에서 2000-1번, 2000-2번, 8번, 167번 버스를 이용하거나 운길산역에서 56번 버스를 이용해 실학박물관으로 갈 수 있다. 이번 방학이 끝나기 전에 당일치기 실학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G뉴스플러스뉴스 | 경기도대학생기자단 오세성 기자 ynosaris@naver.com
입력일 : 2012.08.14 20:04

http://gnews.gg.go.kr/news/news_detail.asp?number=201208142014145423C056&s_code=C056